모임에서 한 분이 며느리감을 데려온 아들에게 어떤 부분이 끌렸나 묻자 "엄마 닮았어"해서 모든 것이 눈감아졌다고 해 빵 터졌는데, 여기저기서 "내 아내가 엄마 닮았다, 내 남편이 아빠닮았다"는 간증이 쏟아지더라고요. 이게 단지 우연일까요?

어릴 적 가정환경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방식을 형성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와 비슷한 성향이나 특징을 가진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이마고(Imago)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이마고 이론은 우리가 어린 시절 경험한 부모와의 관계가 무의식적으로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혹시 연애를 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아빠(엄마)랑 비슷해"라고 느껴본 적이 있나요? 혹은 부모님과 닮은 사람과 연애하면서 반복되는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부모와 닮은 사람에게 끌리는 걸까요? 그리고 이것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1. 왜 부모와 닮은 배우자를 선택하는가?
이마고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애착의 개념을 배웁니다. 특히 부모가 준 사랑과 관심뿐만 아니라, 부족했던 부분도 깊이 각인됩니다. 이런 기억들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이상형을 형성하고, 결국 부모와 닮은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가 다정하고 세심했다면 우리는 그런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끌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부모가 감정적으로 차갑거나 통제적이었다면, 우리는 그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그 관계를 통해 과거의 결핍을 채우려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사례: 유명 배우 A는 여러 인터뷰에서 "나는 늘 차가운 성격의 사람에게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심리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가정에서 무뚝뚝하고 표현이 적었던 영향을 받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는 결국 자신의 연애 패턴을 바꾸기로 결심했고,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즉,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부모와의 관계를 반복하며, 부족했던 부분을 치유하고자 하는 심리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 부모와 닮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의 장단점
✅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vs. 무의식적 덫
1) 익숙함에서 오는 안정감
부모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 함께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익숙한 행동 패턴과 감정적 반응은 관계에서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2) 자기 이해와 성장의 기회
배우자를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과 상처를 다시 마주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성장하고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3) 상호 보완적 관계 형성 가능성
부모와의 관계에서 해결되지 못한 갈등을 성숙한 방식으로 다룰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 사랑인가, 패턴의 반복인가?
1) 과거의 상처를 반복할 가능성
부모와 비슷한 성향의 배우자를 선택함으로써, 어린 시절의 결핍이나 상처를 무의식적으로 재현할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정적으로 냉담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이 같은 성향의 배우자를 만나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다시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비현실적인 기대와 실망
배우자를 통해 어린 시절 부족했던 사랑과 관심을 채우려는 기대를 갖게 되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큰 실망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는 부모가 아니며, 과거의 결핍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3) 건강하지 않은 관계 패턴의 지속
부모와의 관계에서 배운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예: 냉전, 무시, 감정적 단절 등)이 그대로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는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배우자는 ‘결핍을 채워주는 사람’이 아니다
이마고 이론을 이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우자를 통해 어린 시절의 결핍을 채우려는 시도가 결국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그일 뿐, 내 부모가 아니며, 심지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줄 치료사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가진 무의식적인 기대와 패턴을 인식하고 그것을 직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한 실천 방법
1.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기
“나는 왜 이런 사람에게 끌리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세요. 과거의 상처 때문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사랑해서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않기
배우자가 어린 시절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길 바라기보다, 스스로 감정을 돌보고 성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기
관계는 상호작용입니다. 배우자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4. 현대적 연애 패턴과 비교해보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데이팅 앱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상대는 결국 익숙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꼭 같은 패턴을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는 더 건강한 선택을 할 때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의 영향을 받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부모와 닮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 항상 운명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패턴을 인식하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배우자는 부모의 대체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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